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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집안일의 매뉴얼화 혼자서 해왔던 일들도 엄빠가 되면서 일이 더 많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남편이 도와준 것도 별로 없었는데 혼자서 느끼는 남편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큰 것 같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릴 때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서 나를 때도, 나에게는 힘이 부치는 것을 느낀다. 자녀들이라도 크면 애들을 시키면 되는데 그런 것도 하나하나 서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엄빠인 나도 힘이 세어졌는지 그 무거운 것들을 들고 몇 개의 계단 인지도 모를 만큼 높은 곳을 들고 다닐 때면 새삼 무서운 억척같은 엄빠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때도 있다. 아빠만 있는 집 역시 쉬운 것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집안일은 해오던 일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대충은 알고 잘은 몰라서 남들이 하는 것 흉내만 내기에 급급한 것..
6. 차가운 시선 자녀들과 함께 온전한 가족을 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보통 자녀의 학교, 학원 친구로 인해 부모의 나이가 비슷한 가족끼리 친해지고 그러면서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자주 마주치는, 익숙한 사람들과 만나 그렇게 어울려 살아가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서로 만나는 것에 부담도 없고 우리 집 사정도 잘 알고, 옆집 사정도 잘 알고 그렇게 살아가는 동네 말이다. 그런 것과 비교해서 본다면 직장 때문에 또는 학교 때문에 다른 도시로 또는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해야 한다면 사람도 낯설고 동네도 낯설고 지리도 낯설어 사람과 동네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도 있을 수 있다. 잘 살고 있던 부부가 서로 이혼을 한다거나, 사별로 인해 혼자서 자녀들을 돌봐야 하는 경우에 나를 잘 아는 주위 사람들과 같이 살아야 ..
5. 엄빠의 현실 어쩔 수 없는 이별로 인해 엄빠에게 닥친 현실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방향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빠들의 경우 대부분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었던 터라 가정 안에서의 일들이 당장 어려운 부분으로 다가오겠지만 엄마들의 경우에는 엄빠가 되면서 경제적인 문제, 즉 먹고사는 문제가 첫 번째 걱정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 같다. 보다 나은 경제적 상황을 위해 맞벌이를 해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는 가정에서 자녀들을 돌보면서 지내다가 갑자기 경제적인 부분까지도 해결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사별자로서 엄빠가 된 경우, 보험이나 연금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병이나 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여 엄빠가 된 경우에는 보험금이나 연금이라는 경제적 지원으로 인해 어느 정도 다음..
4. 엄빠의 시작 어쩔 수 없는 이별로 엄빠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지만 전부는 아니겠지만 여자로서 엄마로서 주로 해온 일은 대부분은 집안에서 가족을 위해 땀 흘리며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애들 방 정리해주고 철마다 남편 옷, 애들 옷 정리해서 마련해 두어야 하는 등 가족들 뒷바라지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이제는 경제적인 부분도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 새롭게 다가온다. 가족을 챙기면서 자녀들이 커가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경력도 단절이 되어 사회에서 다시 나를 채용해 줄지도 모르겠고 어떤 일을 해야 경제적으로 자식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힘이 조금이라도 덜 들까 생각도 해보지만 옛날보다 더 치열해진 사회는 사회적 감이 떨어진 여자를 쉽게 받아줄 곳도 없고 받아준다고 해도 사회 초년생처럼 환영하는 자리는 아닐 것 같다. ..
3. 어쩔수 없는 이별 결혼식을 할 때 대부분의 신랑, 신부는 많은 친척, 친구 그리고 지인 분들 앞에서 서로 양보하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고 살 것이라고 큰 소리로 대답을 하며 약속을 한다. 시간이 지나 결혼 생활에 서로 익숙해지고 사이가 편해지며 두 사람의 관계가 피로해지고 어떤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대답했던 약속을 이제 더 이상 지키지 못하겠다고 한다. 처음 만나서 지내볼 때랑 다른 부분들이 발견이 되기도 할 것이며, 그간 알아내지 못했던 성격으로 부딪히기도 했을 것이다. 결혼식에서 어떤 질문에 대답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시간도 지났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많은 분들 앞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서로에게 이별을 선택하기도 한다. 다른 이별의 경우에는 부부 외적인 이유로 함께..
2. 엄빠세요? 가족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는것 같다. 가끔은 이런 가족이 이혼이나 사별 또는 미혼 모, 미혼 부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깨어지거나 깨진 채로 만들어져 홀 부모 가족이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혼자된 부 또는 모가 가정을 책임지고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스스로들 "엄빠"라고 한다. 주위를 돌아보며 생각보다 많은 홀 부모 가정 (잠재적 홀 부모 가정 포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사생활에 관련된 일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홀 부모 가정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들어낼 필요도 없고, 알리고 싶지도 않을 수 있고, 혹시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자녀들이 친구들 관계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 가정이라고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다른 차별을 당하지..
1. 엄빠의 이해 내 의지로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홀 부모로서 두명의 아들 녀석들과 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기구한 인생으로 보여지는 경우일 것이다. 친구들이나 주위의 아는 사람들이 보면 내가 자유로와 보이기도 할 수도 있고 밥은 잘 먹고 사는지 걱정되 보이기도 하지만 정작 나는 이런 저런 걱정을 할 여유(?)조차 없을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사람들은 인생을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하곤 한다. 때로는 아침은 무엇을 먹을지, 집에서 일하는 곳으로 몇 시에 출발을 할지, 점심은 무엇으로 먹을지, 잠은 몇 시에 잘지… 사실 그런 선택을 매번 결정하는 데에는 본인의 의지도 필요하고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것같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