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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 이야기

2. 엄빠세요?

가족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는것 같다. 가끔은 이런 가족이 이혼이나 사별 또는 미혼 모, 미혼 부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깨어지거나 깨진 채로 만들어져 홀 부모 가족이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혼자된 부 또는 모가 가정을 책임지고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스스로들 "엄빠"라고 한다.

 

주위를 돌아보며 생각보다 많은 홀 부모 가정 (잠재적 홀 부모 가정 포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사생활에 관련된 일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홀 부모 가정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들어낼 필요도 없고, 알리고 싶지도 않을 수 있고, 혹시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자녀들이 친구들 관계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 가정이라고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다른 차별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그럴 수도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은 다만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세계뉴스에서도 많이 나온다. 어찌보면 경우에 따라 홀 부모 가정 전체가 잘못을 저지는 것도 아닌데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게 쳐다보는 눈길은 나만 느끼는 불편함 인가? 생각도 해본다. 

 

홀 부모 가정은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하지만, 갑자기 준비 없이 시작된 홀 부모로서의 생활이 혼란스럽고 힘들어 새로운 출발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꿈꾸고 상상하고 살아가려 할 것이다. 하지만 때론 본인이 기대하지 않았던 삶을 살아가기도 할 것이다. 엄빠를 목적으로 태어나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엄빠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도 만들 것이다. 엄빠가 되었다는 것은 때로는 취업을 해서 자녀들의 학비며, 학원비며,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기도 하고 , 밥, 청소도 해야 하고, 자녀들도 챙겨서 학원도 보내야 하고, 재활용 쓰레기도 분리해야 하는 일을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두 사람이 해왔던 일들을 혼자서 감당하기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익숙하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것은 당연한것 같다. 가정에서 문제가 있어도 속 터놓고 고민하고 아이들을 맡길수도 없고 먹을것 없다고 반찬을 만들어 놓지도 않는다. 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호소해야 할지 생각 나는 사람도 바로 떠오르지 않고 나를 위로해 달라고 투정을 하려 해도 내 투정을 들어줄 사람이 받아줄 사람이 내 옆에 없다는 것이다. 홀 부모는 이런 일들을 모두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때로는 혼자된 자유로움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수 있다. 집안에서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고, 하고 싶은 것 맘대로 할 수 있고, 밤에 늦게까지 놀아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홈쇼핑에서 내가 사고 싶은 것 맘대로 사도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완전한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다. 매 끼니 밥 달라고 졸라대는 사람이 없으니 애들과 간단하게 먹어도 되고, 굳이 시간 맞춰 밥하러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생각에 마음이 홀 가분 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자유의 느낌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 

 

 보통은 생각할 때 엄빠가 되면 본인 혼자만 어려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 경험해보니 자녀들 역시 어려움을 겪는다. 같이 있던 가족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자녀들 역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 노출이 되고 기대하지 않은 생활을 해야 한다. 자녀의 선택과 상관없이 새로운 환경에 노출이 되는 것이다. 자녀들은 그런 것에 정신적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엄빠보다 더 큰 시련과 고통에 노출될 수도 있는것 같다. 

 

홀 부모 가정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갑자기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고, 이혼을 결정함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홀 부모 가정에 대한 이해와 홀 부모로서 살아가는데 불안한 미래에 대해 각자가 행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홀 부모로서 다시 일어 서기 위한 좋은 방법들을 각자가 찾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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