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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 이야기

6. 차가운 시선

자녀들과 함께 온전한 가족을 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보통 자녀의 학교, 학원 친구로 인해 부모의 나이가 비슷한 가족끼리 친해지고 그러면서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자주 마주치는, 익숙한 사람들과 만나 그렇게 어울려 살아가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서로 만나는 것에 부담도 없고 우리 집 사정도  알고, 옆 사정도  알고 그렇게 살아가는 동네 말이다. 그런 것과 비교해서 본다면 직장 때문에 또는 학교 때문에 다른 도시로 또는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해야 한다면 사람도 낯설고 동네도 낯설고 지리도 낯설어 사람과 동네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도 있을  있다.

 

 살고 있던 부부가 서로 이혼을 한다거나, 사별로 인해 혼자서 자녀들을 돌봐야 하는 경우에 나를  아는 주위 사람들과 같이 살아야 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혹시나 내가 길을 지나갈 때  뒤에서 우리  사연에 대해 말하는  같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이 나에 대한 불편한 얘기를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가끔 이웃이 " 지내지?"라고 건네는 인사  마디가 편하게 들리지 않을 때도 있을 수 있다. 이럴  차라리 나를 모르는 낯선 곳에 가서 새롭게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집을 옮겨야 하는 문제, 경제적인 문제, 직장 문제, 그리고 아이들 학교 문제 등으로 그렇게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이기도 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보자면, 가끔  얘기하기를 좋아하는 이웃들이 있을 수 있. 미장원이나 동네 친구 집에서 아니면 어디서든지 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면  기분은 정말로 좋지가 않다. 보통 그런 얘기는 제대로  정보가 아닌 것이 많고, 돌고 돌아 덧붙여진 이상한 소문과 짜깁기되어 이상한  줄거리의 얘기들도 많이 있어서 정작 당사자로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3 소설 같기도 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학교 수업과정에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과목은 없다. 어떻게 말을 해야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지 정규 수업으로는 배운 적이 없다. 사람들도 그런 것에 대한 인식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아서 어떤 사람들은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재밋거리로 아주 직설적으로 소문을 만들고  밖으로 말을 내뱉곤 한다. 아시다시피 그렇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재밋거리로 말을 하기 때문에 동네에서 아니면 친구들 사이에서 간혹 재미있는 사람, 즐거운 사람 아니면  많은 사람, 소문을  내는 사람 그리고  사람의  때문에 곤혹을 치렀던 사람들에게는 서로에게 기분 나쁜 사람으로 확인이 되곤 할 것이다.

 

이혼이나 사별을  경우는 그런 사람들에게 아주 따끈따끈한 재미있는 소식을 전하는 소재가 되곤 할 것이다. 남의 아픔을  보듬는 척하며 엿보다가 기회만 되면  밖으로 살을 붙여 말을 하기도 한. 가끔은 당사자가 옆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군지도 모르면서 소문을 만들어 내기도 할 것이다. 대부분은 그렇게 말을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녀 역시 학교에서 또는 학원에서 우리 자녀들에게 나랑 같은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엄빠들이야 아픔의 당사자들이라 말하는 사람 앞에서 남의 말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뭐라고  수도 있지만 철 모르는 자녀들이 그런 말을 듣는 다면 받아들이는 느낌은 어떨까 생각해보면 기분이 아주 좋지 않다. 아주 교양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런 일들은 주로 이혼이나 사별 초기에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사람들의 기억에서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 그래서 가끔 엄빠들은 이런 이웃들의 시선을 차갑게 받아들이는 것 같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도 하는 것 같, 사람을 만나는 것에 몸과 마음이 자꾸 움츠려 들기도 하는 것 같다. 혹시나  얘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으면 멀리하는 게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그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 듯하다. 그냥 모른 척 지나치기 어려우면 가벼운 인사만 하고 지나치고 깊게 친하지 않은 것이 좋은 방법 같다. 결국엔 다른 사람들도  사람을 멀리하게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멀리  뿐이라고 생각하면 맘이 편할 듯싶다.

 

엄빠로서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지만 주위의 이런 시선으로부터 떳떳해져야 할 것 같. 내가 사회적으로 아주 나쁜 잘못을 저지른 결과로 엄빠로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모든 것을 잘못해서 만들어낸 것인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시선과 그런 마음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엄빠로서 다시 우뚝   있을 것이고, 우리 자녀들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비록 주위에서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하더라도 떳떳해지고 당당해져야 할 것 같다. 맞서서 이겨내야 할 것 같다. 내가 지금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남아있는  인생의 전체가 불행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은 많은 부분에서 공평하다고 본다. 누구한테나 행복할 때가 있고 불행할 때가 있다. 엄빠 지금 잠시 불편한 곳에 있을 뿐이고 다시 행복을 찾아갈 것이고 행복할 것이다. 절대로 주눅 들지 말고 떳떳하게 행복을 위한 미래를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 같. 행복으로  시간을 준비하면서 기다려야 할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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