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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 이야기

7. 집안일의 매뉴얼화

혼자서 해왔던 일들도 엄빠가 되면서 일이  많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남편이 도와준 것도 별로 없었는데 혼자서 느끼는 남편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큰 것 같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릴 때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서 나를 때도, 나에게는 힘이 부치는 것을 느낀다. 자녀들이라도 크면 애들을 시키면 되는데 그런 것도 하나하나 서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엄빠인 나도 힘이 세어졌는지  무거운 것들을 들고 몇 개의 계단 인지도 모를 만큼 높은 곳을 들고 다닐 때면 새삼 무서운 억척같은 엄빠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때도 있다.

 

 아빠만 있는 집 역시 쉬운 것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집안일은 해오던 일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대충은 알고 잘은 몰라서 남들이 하는  흉내만 내기에 급급한  같다. 군대 경험도 한몫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자녀를 키우는 것과는 다른 얘기인 것 같다. 예를 들어 끼니때마다 밥을 챙기는 일이며, 반찬은 어떤 것으로 할지, 설거지,  청소, 화장실 청소며, 빨래도 해야 하고,   빨래 정리도 해놔야 하고, 설거지한  다시 정리해서 찬장에 넣어야 하고, 아이들 학교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챙겨줘야 하고,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봐주기도 해야 하고, 해도 해도 끝이 없이 나오는 일들에 옛날처럼 소파에 누워 TV 리모컨만 붙들고 앉아 있던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때로는 지치고 귀찮아 이런 집안일 중에 몇 개를 포기하기도 하고 건너뛰기도 한다. 그리곤 대충 살아가려 맘도 먹어 보지만 사람들 마다 성격이  달라서 절대로 포기 못하고 힘들어도  하는 사람도 있을 듯싶다.

 

집안에서 해야  일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항상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이 대부분인 듯하다. 이런 반복적인 일들은 불행하게도 하지 않으면 바로 표시가 나서 지저분 해지고 그렇다고 열심히 일을 해서 치워도 표시도 나지 않는다.  밖에서 하는 경제적인 활동은 제외하더라도 집안에서 매일 조금씩 정리하고 사는  정도면 잘할 것도 같고 잘 살아가는 것도 같은데, 천근만근 무거운 몸이 맘대로 움직여지지는 않는다. 결국엔 미루고 미뤄 주말에  맘먹고 치워야 하는 일로 남겨지는 것 같다.

     

보통은 집안 일도 하다 보면 요령이 늘어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의 밥과 반찬을 해서 냉동고에 조금씩 나눠서 얼려 놓기도 하며, 먹을 때마다 꺼내어 해동해서 먹거나, 시간이 많이 없는 아침에 나오는 설거지 꺼리 물에 담가 두었다가 저녁 먹고 나오는 것과 합쳐서 몰아서 하기도 하는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기도 하는 것 같다. 엄빠 중에는 이런 일들이 귀찮기도 해서 어느 정도의 규칙을 정해 놓고 가족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우선 규칙을 정해놓고 자녀들에게 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자녀들의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것들을 서로 도와서 해야   인지에 대해 자녀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자녀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누가 하더라도 똑같은 방법으로 해서 반복적인 일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일 것이고 가족 구성원이 스스로 집안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여겨지게 만들어 자녀 스스로 가족 인원으로서의 자긍심도 갖게 하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  불과 칼을 사용하는 요리 등은 어른이 주로 해야 하지만 필요하다면 엄빠 하고 같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자녀들의 참여가  도움이  것으로 여겨진다. 

 

다른 일반적인 집안일들 중에 여유가 된다면 빨래 통은 개인당 하나씩 갖게 하거나, 빨래를  때도 개인별로 세탁기를 돌리는 것이 나중에  된 빨래를 널거나 마른빨래를 각자가 챙겨 가지고  때도 약간은 편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럴  양말을 뒤집어 내놔서 빨아도 본인이 그대로 가지고 가면 되니까  상관이 없는 듯하다. 나중에 다된 빨래  때도 개인별로 모아서 좁은 빨래 걸이에 구역을 정해서 널면  마른빨래 걷을  본인 구역 것만 가져가면 되니까 빨래가 섞이지 않아 손이  가게 되는  같다.  마른빨래들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옷을  접어 정리하는 것도 좋겠지만 니트 종류  옷걸이에 걸었을  모양이 변해버리는 옷을 제외한 나머지 바지나 티셔츠  옷들은 서랍장에 접어 넣는 것보다 옷걸이에   있게  주는 것이 손이  가기도 하는 것 같. 또 어린 자녀가 각자의 옷을 옷걸이를 이용해 걸면 되고 아이들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옷 같은 경우에는 서랍에 플라스틱이나 골판지를 이용해  격자 칸막이를 만들어 주어  칸에 속옷이나 양말이 하나씩 들어갈  있게 해 주면 시각적으로 여유분의 개수도   있어 개인의 속옷 관리도   있는 것 같다.

 

 청소 역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정해 놓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같다. 아이들도 본인의 역할에 충실해서 엄빠를 도와주는 것에  위로를 얻는  같기도 하다. 사춘기인 청소년 시기의 자녀들은 엄빠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어 대화도 쉽지 않고 본인들만의 생각이 강해 엄빠와 타협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자녀하고 공통된 일을 함으로써 대화를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할 것 같.  엄빠로서 모든 방을 매일 청소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침에 아이들도 챙기고 본인도 경제 활동하러 나가야 하는데  청소까지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아무리 부지런히 하다고 해도 퇴근해서 저녁 먹고 치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지 본인 방은 본인이 잠깐씩 정리를 하더라도  가족의 동의 하에 정해놓은 시간에는 함께 청소를 하는 것이 그나마 해야 할 일을 조금 더는 일 같기도 하다. 

 

화장실 청소 같은 경우에도 가족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매일 샤워를 하고  뒤에, 세면을 하고  후에 물기를 바로 닦아 정리를   있도록 알려 주는 것도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방법인 듯하다. 예를 들어 샤워  욕조 벽면 하고 욕조 안에 남아 있는 물기를 물기 제거 와이퍼 등으로 한 번씩 정리를 해주면 물때나 비누 때가 적게 남아 평소에도 깨끗함을 유지할  있고 욕조 청소나 화장실 청소를  때도 손이  가게 되는 것 같. 세면대 주위의 물기는 빨래 통에 들어가기 전의 수건을 이용해서 세면대 거울 등을 닦아주면 치약이나 다른 비누 잔여 때등 남아있는 물기를 제거해 주어 그래도 깨끗하게 유지할  있는 것 같다. 변기 사용 시에는 남자들도 앉아서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 화장실 냄새도 줄이는 것 같고 관리도 쉬워지는 것 같다.

 

이런 일상적인 빨래나  청소, 화장실 청소 등은  가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상적인 일들을 엄빠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아니고 가족들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같이 관리를  나가는 것이다.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어질러만 놓는 다든지 옛날처럼 엄빠가 쫓아다니면서 뒷정리만  준다든지 하면 엄빠 혼자서 경제활동, 가정일을 전부 맡아서 하는 고된 노동에 살아가어 삶이 지치게 될 것이고 본인 인생에 대한 후회와 좌절감까지 경험할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본인도 쉽게 무너질 것이고 자녀들도 일어설 수 없게 될 것 같. 자녀들 뒤치다꺼리해주는 것은 자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자녀를 일어설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자녀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

 

요즘엔 요리에 대한 프로그램이 많다. TV에서 남자들이 쉽게 요리를   있는 방법들을 많이 소개하기도 한다. 식재료 역시 한 번에 해 먹을  있도록 팩으로  나오기도 한다. 핸드폰의 요리와 관련된 앱들도 많아져서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 하기만 해도 매번 같은 음식의 맛을   있기도 하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집에서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해주는 즐거움으로 가족들과 같이 먹을  있는 음식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다. 요리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간장 소스 등을 미리 만들어 놓고 짧은 시간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볶아서 가족과 같이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보통은 때때로 음식을  때마다  조절을 못해 음식 양이 생각보다 많아진다거나,  조절을 못해 짜거나 싱겁거나 매번 희비가 엇갈리는 것도 다반사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이 정말 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며 재료를 손질하는 것도 싫고, 불도 싫고, 냄새도, 만드는 것도 싫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외식을 자주 하는 것은 오히려 단맛과 짠맛에 우리 가족의 입맛을 익숙하게 만들어 몸을  좋지 않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비용적인 면에서도 많은 지출을 유도하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은듯하다.  맛이 없더라도 가족들과 같이 만들어 먹는 것이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식사를 다하고 나서 밥상이나 식탁을 정리할 때도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자녀가   이상일 경우에는 홀수일, 짝수일  나눠서  아이(홀수일), 작은 아이(짝수일) 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하다. 이런 사소한 일도 가정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잘하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자녀들과 일을 나눠서 하는 것이 가정에서 부모로서 자녀에게 알려줄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인  같기도 하다. 자녀들도 가족의 일원으로 집안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가족임을 느끼게   있는 좋은 방법인  같다. 자녀들이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이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자녀의 인생에   공부가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우리도  나이 때에 공부해봤지 않은가. 이렇게 본인 방 청소하고, 샤워하고 뒷정리하고, 본인 빨래 정리하고,  먹고   뒷정리하는   다고 공부하는 것에 많은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운동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몸을 조금  움직이게 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더 도움이  것으로 여겨진다. 자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주저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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